오늘은 짧은 강습 와중에 참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드디어 25m 완주에 성공했다
우리 수영장은 절반(12.5m)까지는 수심이 1.5m, 나머지 절반은 급격히 깊어져서 마지막엔 3m까지 도달한다.
이 수영장은 탁도가 탁하고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물 속이 잘 보이는 편은 아닌데, 3m쪽으로 가면 정말 심해처럼 어두워진다.
멋모르고 수영장에 처음 와서 3m쪽에 머리를 넣었을 때, 숨막히는 공포가 엄습했던 기억이 난다.
'빠져죽는다' 라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며 까무러치듯 뛰어나왔다
(물론 지금은 빠져도 상주하시는 가드분이 꺼내주신다는거 안다😅)
강습은 기본적으로 25m를 끝까지 갔다가 오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결국 강습받는 두달 내내 절반까지만 갔다가 멈춰서 벽에 붙어있다 돌아오곤 했다.
발 안 닫는 곳에서 물이라도 먹었다간 그대로 패닉에 빠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초반이니 중간에 멈춰도 다들 이해해 주는 분위기긴 하지만 레인 중간에서 멈춰서는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여간 민폐가 아니다.
그러다 오늘은 강사님이 먼저 말을 꺼내셨다
'회원님 이제 한번 25m 가보실까요?'
'네...?'
'이제 슬슬 깊은곳까지 가시는 거 연습하시긴 하셔야 해요ㅎㅎ'
'아...예;;;;'
'그럼 바로 출발하세요' 집으로 출발하고 싶은데요
등떠밀려서 출발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어김없이 가는 중간에 물먹고 멘붕이 왔다.
멈춰야 하는데, 숨을 쉬어야 하는데 발이 안닿으니 멈추지는 못하고... 애꿏은 레인 줄만 붙잡고 죽기살기로 발버둥치는데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아무튼 다시 출발해서 죽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치다 보니, 눈앞에 벽이 보였다.
드디어 25m까지 도착한 것이다.
완주했다는 뿌듯함보다는 '내가 드디어 물 밖으로 나온다😭' 라는 사실이 너무 기뻤던 것 같다
처음으로 25m를 가는 순간이 바로 초보자를 벗어난다는 순간이라는데, 초보자를 벗어나진 못한 것 같고...
아무튼 기쁨과 혼란이 가득 찬 상태로 나의 첫 완주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물론 다시 돌아갈 때는 나와서 걸어갔다
한팔접영을 졸업하고 양팔접영의 가능성을 봤다
그렇게 몇번이나 자유형으로 25m도 제대로 못 가고 레인이랑 놀고있던 나를 보던 강사님이 한심한 듯 한 마디 하셨다.
'차라리 자유형 말고... 한팔접영으로 가 보세요. 그게 물 덜 먹을 거 같아요'
한팔접영을 하면 물을 잘 먹지 않는다. 머리를 돌려서 호흡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속는셈치고 한번 출발해 봤는데, 너무나 편안하게 25m를 왔다갔다 할 수 있었다.
강사님도 좋아하시며 회원님은 남은 시간동안 한팔접영만 하다가 가시면 되겠다고 했다.
오늘 하는 거 봐서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양팔접영까지 나갈 수도 있다고 유혹까지 하셨다
그 유혹에 넘어가, 지금껏 수영하던 것 중에 최고로 열심히 한팔접영했고(...) 다행히 양팔접영 배우기를 허락받았다🥳
수영장 출입구 천장이 무너졌다(...)
이 수영장 건물은 굉장히 오래되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수영장이라는데, 좋게 말해 최초지... 그냥 낡았다
거기에 비까지 쏟아져서일까? 열심히 수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출입구쪽 천장이 무너쳤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상황인데 다행히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은 없었다.
저 천장이 조금만 일찍 무너지거나 늦게 무너져서 사람들이 지나다닐 때 무너졌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8월 절반은 보수공사로 문을 닫는다는데, 어디를 어떻게 보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김에 제발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보수공사 제대로 하고, 9월에 다시 건강하고 재밌게 수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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